불법 의료기관과 리베이트, 투명성의 백신이 될 수 있을까.
한국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는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이다. 비의료인이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개설한 이들 기관은 제약사와 유착해 과잉 처방과 불법 리베이트를 일삼는다. 결국 국민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약값 부담 증가라는 이중고를 떠안는다.
![[메디칼타임즈] 의사 90여명 리베이트 혐의 명단 확보 사전처분 불가피](http://pds.medicaltimes.com/NewsPhoto/201807/1120225_1.jpg)
정부는 리베이트 쌍벌제, 투아웃제 등 강력한 규제를 도입했지만, 현장에서는 CSO(영업대행사)나 비대면 플랫폼을 통한 변칙적 리베이트가 끊임없이 등장했다. 규제의 빈틈을 파고드는 ‘편법의 진화’가 계속된 것이다.
이에 전현희 의원은 지난해 11월, 서울시 의약단체와 손잡고 불법 의료기관 개설을 원천 차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핵심은 개설 절차의 투명화다. 단순 행정 신고로 통과되던 기존 제도를 보완해, 지역 의사·약사 단체가 개설 예정자의 자격을 실질적으로 검증하도록 했다. 윤리 교육 의무화, 플랫폼 변칙 규제 역시 포함됐다.
개정안 핵심 내용
- 사전 스크리닝 도입: 지역 의사·약사 단체가 개설 예정자의 자격을 실질적으로 검토
- 윤리 교육 강화: 개설 전 법령 및 경영 윤리 교육 의무화
- 플랫폼 규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도매상 겸업 및 리베이트성 거래 금지
흥미로운 점은 이 법안이 해외 사례와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선샤인 액트’는 의료인에게 제공된 10달러 이상의 모든 가치를 온라인에 공개한다. 프랑스는 강력한 공시 의무를, 일본은 유통 단계의 투명성을 통해 리베이트 개입 여지를 없앴다. 즉, 단순한 처벌보다 공개와 투명성이 더 강력한 억제 장치라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반영한 셈이다.
물론 법안 통과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특정 단체의 권력화 우려를 불식시킬 객관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며, 제약업계 역시 리베이트 경쟁이 아닌 신약 개발 역량으로 승부하는 체질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리베이트는 단순한 금전 거래가 아니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처방의 객관성을 훼손하는 행위다. 이번 입법이 한국 의료 현장을 투명하게 만드는 진정한 ‘백신’이 될 수 있을지, 의료계 전체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