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귀 종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바이오기업 Immunome(이뮤놈)이 개발 중인 신약이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으며 의료계와 투자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Immunome은 최근 '데스모이드 종양(desmoid tumor)' 치료제 후보 물질인 바레가세스타트(varegacestat)가 임상 3상 시험에서 주요 목표를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데스모이드 종양, 생명은 위협하지 않지만 삶의 질을 무너뜨리는 병
데스모이드 종양은 전이성 암은 아니지만, 근육이나 인대 같은 연부 조직에서 자라며 심한 통증과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희귀 질환이다. 종양이 커지면 장기나 신경을 압박해 일상생활이 크게 제한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치료 옵션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사용되기도 했지만 재발 위험이 높았고, 약물 치료 역시 효과와 부작용 문제로 뚜렷한 해법이 없었다.
"질병 진행 위험 84% 감소"…임상 결과의 의미
이번 임상시험에서 Immunome의 신약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질병이 악화되거나 사망할 위험이 위약(가짜 약)을 복용한 환자들에 비해 84%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종양 크기가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객관적 반응률은 약 56%로, 위약군의 한 자릿수 반응률과 비교해 현저히 높았다.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에서는 오히려 종양이 커지는 경향도 관찰됐다.
의학적으로 이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를 넘어, 환자의 통증 완화와 신체 기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결과로 평가된다.
먹는 약이라는 점도 장점
바레가세스타트는 경구용(먹는 약) 치료제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희귀 질환 특성상, 주사나 입원 치료가 아닌 복용 형태라는 점은 환자 부담을 크게 낮춘다.
일부 부작용(설사, 피로, 메스꺼움 등)이 보고되었지만,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으로 관리 가능하다는 평가다.
시장과 의료계의 반응
임상 결과 발표 직후 Immunome의 주가는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결과가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라 실제 승인 가능성을 높이는 데이터라고 보고 있다.
Immunome는 이 치료제를 202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공식 승인 신청할 계획이다. 승인될 경우, 데스모이드 종양 치료의 새로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희귀 질환 치료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
이번 사례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과를 넘어, 희귀 질환 치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환자 수는 적지만,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질환을 대상으로 정밀한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는 흐름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희귀 종양 분야는 오랫동안 소외돼 있었지만, 이번 임상 결과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희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