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사랑의원 김경수 원장 인터뷰
현대 의학은 정말로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자평한다. 당 영양소, 통합 의학과 같이 새로운 의학의 길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의료인들의 고민 역시 여기서 출발했을 것이다. 수십 년의 데이터를 통해 당영양소, 뇌신경, 턱관절, 통합의학 등 새로운 길을 증명하고 있는 열린사랑의원 김경수 원장의 이야기, 엠디저널이 들어보았다.
당영양소, 뇌과학, 턱관절, 통합의학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 및 적용하고 있는데
사실 이렇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는 꽤 길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때 본인이 '의학 혐오자'였기 때문이다. 의사가 의학 혐오자라면 뭔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실제로 그랬다.
- 현대의학 경시자, 환자 때문에 아픈 의사가 되기까지
입학 당시부터 본인은 의대를 딱히 원하지 않았다. 감수성이 풍부한 학창 시절부터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해 고민했지만, 누구도 그에 대한 본질적 대답 없이 입시부터 해결하라 등을 떠밀었다. 물론 부모님과 선생님 등 전후세대의 어른들에게는 성공이 제1 목표이기 때문에, 그런 '부차적인' 것은 중요치 않았을 것이다. 이해가 가긴 한다.
전쟁통에 사고로 장애를 입어 고려대 법학도에서 방사선사로 삶의 방향을 바꾸시며 성공하신->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시던 아버지, 그리고 그 영향으로 다섯 남매에게 기대되던 의사의 길까지. 이야기는 길지만, 어쨌건 오빠들의 뒤치다꺼리를 도맡던 막내였던 본인이 카톨릭의대에 결국 들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비슷한 경험이 있겠지만, 대학 공부가 본인이 원래 생각하던 그런 것이 아니었다. 예나 지금이나 의과학은 자연과학이다 보니, 인간을 유기적 육신으로만 보는 관점을 고수한다. 심지어 자취방에서 면벽참선을 시도할 정도로 철학과 정신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그런 관점이 잘 맞을 수야 있나. 이처럼 철학적 부재에 대한 경멸과 환멸을 느낄 정도로, 본인은 현대 의학에 대한 혐오론자였다.
이렇게 본인의 전공을 혐오하면서 딱히 건강 관리도 하지 않으니 건강한 삶이 유지될 리 없다. 자취하면서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스트레스까지 맞물리며 쇼크와 일시적 탈모까지 왔다. 한마디로 제때 졸업한 게 기적일 정도다. 그렇게 몸을 방치하다 결국 본과 4학년 1학기 무렵, 탈이 났다. 사랑니 발치 과정에서 신경을 다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난독증, 두통 등은 물론이고 각종 신경성 질환이 파도처럼 밀려왔고, 그렇게 본인의 삶이 한번 무너졌다.
끝에 몰려서야, 거기서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깨달음이 왔다. 그 결론이 '사랑'이었다. 하지만 삶에서 사랑을 실천해 보려 해도 몸이 무너져있어 실천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건강과 의학에 대한 간절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현재 병원의 이름을 '열린사랑의원'으로 지은 것 역시 이때의 깨달음으로 인한 것이다.
후에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안타깝지만 내과의사인 남편도 내 건강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을 또 한번 느꼈다. 나도 의사 면허는 있으니 남편 병원에 가서 틈틈히 진료를 보는 등 '의사 노릇'은 했지만, 그 과정이 싫었다. 환자가 몸에 문제가 생겨서 진단을 하고 물리치료를 해도, 결국 근본적으로 고쳐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너무 크게 다가왔다. 이런 의료는 진짜가 아니라는 그런 감각들에 사로잡히며, 감정이 실제 육체적인 고통으로 오기 시작했다. 정형외과에서 일하던 1년을 관절염으로 고생했을 정도다.
- 삶, 그리고 의료의 전환점
현대의학은 환자의 몸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분절해서 치료한다. 어깨면 어깨, 허리면 허리, 발이면 발이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의 몸은 모두 연결되어 통합적으로 작용한다. 어깨가 아프다면 경추부터 틀어져 있을 수 있고, 그것은 턱관절의 불균형과 연관되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문제를 통합적으로 봐야 옳다.
이처럼 통합의학은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해결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그리고 그 근본 원인이 어디가 중심인지에 따라 기본적인 계파가 나뉜다. 참고로 본인은 턱관절, 그리고 경추 중심의 학파에 속한다. 본인은 일반 의학의 한계점을 느낀 이래, 주말마다 자연치료의학회, 대한보완통합의학회에 찾아가서 공부했다. 그 과정에서 또다시 턱관절·경추 중심 의학을 알게 되고, 이 역시도 연구를 시작했다. 마치 다시 한번 의대생이 된 것 같은 기분으로 공부하며 지식과 기술을 연마하였다. 그 결과, 기능의학·구조의학, 그리고 한국의 전통 철학에 기반한 본인의 철학까지 점차 가미해서 김경수표 자연통합의료를 완성할 수 있었다.
본인은 자연·통합·전인적 측면에서 차세대적 의료를 추구한다. 거기에 영성적 측면까지 추가된 것이다. 여기서 '영성'이라 하면 사이비 단체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단어를 바꿔 '멘탈 케어'라고 하면 모두 그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은가.
구조적인 것은 의식적인 것과 반드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성품이 온화하고 낙천적인 사람들인 병에 쉽게 걸리지 않는다. 반면 까다롭고 날카로운 분들은 몸이 쉽게 약해진다. 물론 그렇다 해서 육체의 중요성을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 현재 본인 의료의 핵심인 당생물학이 그 일환이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문제 되는 '당'
현대인들에게 '당'이라 하면 일단 나쁘게 들린다. 실제로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여럿 있겠지만, 가장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정제당'이다. 현대인들은 8가지 단당류, 그중 포도당만 엄청나게 섭취하고 있는 현실이다. 열린사랑의원은 그 해법으로서 케톤식·저탄수화물 식이요법(포도당은 배제한 식단)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단백질 보충을 위해 추천하는 것은 닭가슴살 같은 흰 고기, 흰살생선, 그리고 두부 등의 식물성 단백질이다.
그러나 당이라고 모두 나쁜 당이 아니다, 현대인이 시급히 보충해야 하는 당이 존재한다. 앞서도 본인 의료의 핵심으로 꼽은 '당생물학'이 그것과 연관된 것이다.
당생물학이 현대인에게 왜 중요한가
인간의 건강이라는 분야는 아무리 공부하고 연구해도 부족하다. 그러던 와중 당생물학을 알게 되었고, 셀투셀(Cell to Cell) 커뮤니케이션, 즉 세포 간 의사소통이라는 것에 형언하기 힘든 끌림을 느꼈다. 의사로서의 검증을 위해 관련 제품을 직접 먹어보고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당생물학 관련 강의를 찾아 들으러 나갔고, 현장에서 내과의사들이 강의해 주시던 기준과 임상 사례를 보고 탄복했다. 마치 돌파구를 찾은 느낌이었다.
MIT는 2001년 이래로 매년 초에 주목할 만한 기술을 선정, 학교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에 10대 미래기술(Breakthrough Technologies)을 발표한다. 그중 하나가 글리코믹스(당질공학) 이다. 참고로 현재 중요 기술로 다뤄지는 양자보안 네트워크 등의 기술들 역시 이때 함께 발표된 기술들일 정도로 공신력이 높다.
현대 과학에 의하면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는 당사슬(‘세포간 의사소통’의 핵심 도구, 당영양소가 주 구성 성분임)이 10만 개가 있어야 정상인데, 현대인들은 당영양소의 섭취가 부족해 당사슬이 제 기능과 역할을 못 해 갖가지 문제(당사슬 기능 오류로 나타나는 현상)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 당영양소 요법의 실증
이 영양소가 부족해서 문제라면, 이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실제 치유된 임상사례는 차고 넘친다. 당장 본인 주변에 혈소판 감소증으로 기나긴 고생을 했던 사람의 상황이 6개월 만에 개선되는 것을 보았다. 또한 간 기능의 문제로 간이식을 받았는데 그 간조차 조직 사망 선고를 받았지만, 2개월만에 간을 재생시킨 기록도 있었다.
그 외에는 턱에 습진이 생겨 서울대에 찾아간 30세 여성의 예시가 가장 인상이 깊다. 그녀는 EBS 방송에 명의로 소개된 교수에게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지만, 상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며 그 담당의에게 포기 선언을 들을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이들은 현재 본인의 당영양소 요법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고, 지금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또한 13세 다운증후군 여아는 정상인에 가까울 정도로 확연히 개선되었으며, 약물치료에는 반응이 없고, 자식의 간을 이식받는 것을 거부하며 죽을 날만 기다리던 68세 여성이,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던 피부근염의 55세 여성이, 방광을 절제해야 했을 방광암 2기 환자가, 간경화로 부어오를 대로 부은 환자가 모두 이제는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영위중이다. 당장 떠오르는 예시만 해도 벌써 이 정도다.
다만 안타깝게도 일단 이것이 일반적인 방식으로 유통되는 상품이 아니다 보니, 환자들에겐 심리적 저항이 생기기 마련이다.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본 의원에서는 환자에게 선택권을 먼저 제시한다. 제일 기본적인 자연식 식단, 그리고 기본적인 영양제를 가미한 중간 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진단에 맞춘 풀옵션 당영양소 식단이다.
아울러 현재도 열린사랑의원에서 암 환자 한 분이 당영양소 요법으로 치료 중이다. 그분이 확연히 호전되는 것을 보면서 의사 김경수의 의료가 틀리지 않았다는 기쁨을 매 순간 맛보는 중이다. 기능의학의 길을 걷는 의사들은 정말 인간의 건강을 위한다는 목표로 넓고 깊게 공부하시는 분들이다. 하나하나 따져봐도 정말 기라성 같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당생물학을 공부하시는 분들은 그야말로 극소수라 생각한다. 본인 역시 그러한 자부심이 있다.
건강하려면 '이렇게'
건강의 핵심은 간단하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라'. 이것들이야말로 육체의 치료와 관리의 목표다. 실제로도 기능의학의 핵심 증상은 먹고 싸는 것의 핵심인 장의 누수, 즉 장 점막이 망가지는 것이다. 이를 만병의 근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많은 문제의 핵심이 된다.
이것은 곰팡이가 좋아하는 정제당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장 점막을 파괴시키고, 장의 보호막이 벗겨진다, 그래서 혈관으로 독소가 들어가는 것이다. 많은 만성질환의 문제가 여기서 비롯한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의사로서의 다음 목표는?
다음 세대를 위한 '홍익의료의 지도'를 만드는 것이 본인의 꿈이다. 이는 기존 표준의학의 이원론적인 철학을 넘어, 전통 철학인 삼원론과 홍익인간의 정신을 뿌리로 한다. 그 위에 표준의학을 바탕에 두고, 턱관절 균형의학과 당생물학이라는 통합구조•기능의학을 구축해 김경수표 자연통합의료를 명시하는 것이다. 본인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의사가 나온다면 그 후배의 길잡이 정도는 되어 주고 싶다. 그래서 이것을 지도라 일컫는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의료와 삶에 대해 많은 고찰과 고민을 했다. 우리 민족의 철학 속에서 본인의 답을 찾았고, 여기에 자연과학과 기능의학 및 구조의학(당생물•턱관절)을 함께 얹은 것이다. 그래서 본인은 스스로의 의료를 홍익의료 라고 생각하고, 이것이 본인의 의료철학이라고 정의한다.
길어야 3분가량을 보는 보통의 진료와는 달리, 본인은 환자 한 분당 30분 이상 진찰을 한다. 이때 도수치료도 직접 실시하며 환부만 보는 것이 아닌, 몸과 마음을 전인적으로 보며 혼신을 다해 진료한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보는 환자의 수는 제한하고 있다. 고맙게도 사람들은 본인을 꽤 젊게 봐주지만, 일반적으로 은퇴를 하는 나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의사로서 본인의 처방과 식단을 실천하고 건강 해지는 환자를 보며 자극을 받는다.
의사가 건강해야 환자도 의사를 믿어주고, 의사도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의사 김경수의 의료는 자기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해 구축한 의료로, 제1의 환자 이자 임상대상이 본인 자신이다. 그래서 인간 김경수는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건강하다고 자부한다.
풋내기 의학도로 의학 혐오론자였던 본인은 어느덧 많은 고민과 성찰을 거쳤다. 이제는 표준의학의 훌륭한 지식과 기술을 기꺼이 수용하며, 그 위에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 적인 자연통합의료를 구축하게 되었다. 이제 의사 인생의 후반기를 맞이하며, 미완의 삶에서 인간 완성의 꿈을 꾸어 본다. 몸의 소리를 잘 듣고, 빛나는 영혼이 더욱 빛나기를,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때, 그 순간에 스스로의 궤적에 만족하며 아름답게 죽고 싶다. 그것이야말로 고귀한 삶의 완성이 아닐까.
<강지명 기자 입력 2024.11.08, SPECIAL 인터뷰, MD저널,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