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봉의 힐링여행(12) / 충북 보은 속리산
충청권의 대표적인 ‘단풍여행’ 명소
글과 사진 / 송일봉(여행작가)
속리산(해발 1,058m)은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과 경북 상주군 화북면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970년에 우리나라의 여섯 번째 국립공원이 된 속리산은 오래 전부터 “작은 금강산”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특히 보은군의 특산물인 대추를 수확하는 시기인 10월 중순에는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속리산을 찾아온다. 그리고 10월 하순이 되면 속리산 법주사 단풍을 보기 위해 또 한 번 많은 사람들이 속리산을 찾아오고 있다. 속리산을 찾는 일반 등산객들이 가장 즐겨 오르는 명소는 문장대(해발 1,033m)다. 본래 “구름에 늘 가려 있다”라고 해서 ‘운장대’라 불렸으나 조선 7대 임금인 세조가 글을 읊은 이후로 ‘문장대’라고 고쳐 부르게 되었다. 세심정에서 문장대까지 오르는 데는 약 2시간30이 소요된다. 법주사에서 세심정까지의 거리는 2.4km, 세심정에서 문장대까지의 거리는 3.1km다.
단풍이 아름다운 속리산 오리숲
*속리산의 숨겨진 명소, 금강골
‘충북 최고의 명산’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속리산에는 법주사를 비롯해 역사적인 유적지와 풍광 좋은 명소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그러나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명소들 못지않게 속리산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또 하나 있다. 속리산 등산로의 기점이 되는 세심정에서 경업대를 거쳐 신선대까지 이르는 금강골이 바로 그곳이다. 금강골의 길이는 약 2.7km. 전체 구간은 각기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지만 특히 경업대 근처의 약 1km 구간이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금강골의 등산로는 비교적 잘 닦여져 있는 편이다. 경업대는 “임경업 장군이 수련을 했던 곳”이라는 설화 때문에 ‘경업대’라는 이름이 붙여진 명소다. 그리고 경업대 근처에 있는 입석대는 “임경업 장군이 일으켜 세운 바위”라는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금강골 코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법주사에서 세심정까지 걸어가야 한다. 2.4km 길이의 이 탐방로는 지난 2016년에 ‘세조길’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탐방로의 이름에 ‘세조’를 붙인 것은, “세조 임금이 속리산 복천암을 가기 위해서 이 길을 지났다”라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층 목조건축물인 법주사 팔상전
*속리산을 대표하는 사찰, 법주사
법주사는 신라 진흥왕 때인 553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고찰이다. 사찰이 번성했던 시기에는 60여동의 전각과 70여개 암자가 있었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전각 대부분이 소실되었고, 조선 시대 인조 때인 1624년에 벽암스님이 중창했다.
법주사의 큰 법당인 대웅보전은 고려 시대 중기에 처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부여 무량사 극락전, 공주 마곡사 대웅보전, 구례 화엄사 각황전 등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인 중층(2층) 전각으로 손꼽힌다. 법주사 대웅보전은 지난 2005년에 임진왜란 이전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대웅보전 안에는 소조불인 삼신불(비로자나불, 석가여래불, 노사나불)이 모셔져 있다.
법주사의 명물인 금동미륵대불
*법주사의 명물, 금동미륵대불
법주사의 얼굴과도 같은 금동미륵대불은 사연이 참 많은 불상이다. 신라 혜공왕 때인 776년에 금동으로 처음 조성되었지만 경복궁 중건 당시 훼철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1964년에는 우여곡절 끝에 시멘트로 다시 조성되었다. 그리고 1990년에는 다시 청동으로 바뀌었고, 마침내 20여 년 전인 2002년에 지금과 같은 금동미륵대불로 완성되었다. 이 금동미륵대불 전체를 약 3mm 두께로 입히는 데는 모두 80kg의 금이 사용되었다. 전체 높이는 기단 8m를 포함해 33m다.
금동미륵대불 앞에 있는 팔상전은 우리나라 유일의 오층목탑이다. 팔상전 안에는 부처님 일생이 그려진 팔상도가 있다. 4층까지는 주심포 형식을 띠고 있지만 5층은 다포 형식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웅보전과 팔상전 사이에는 신라 예술의 걸작 가운데 하나인 쌍사자석등이 있다. 암컷과 수컷이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법주사 입구의 단풍
*속리산 또 하나의 볼거리, 정이품송
속리산 입구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오리숲이 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소나무인 정이품송이 있다. 정이품송은 조선 세조 때인 1464년. 세조 임금이 탄 가마가 나무 옆을 지날 때 스스로 가지를 들어 올렸다고 전해지는 영물이다. 정이품송에서 그리 멀지 않은 외속리면 서원리에는 일명 ‘정부인 소나무(정식명 서원리 소나무)’라고 불리는 수령 600년 정도의 소나무가 있다.
속리산이 있는 충북 보은군은 대추의 명산지로도 유명하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는 보은군 말고도 경상북도 경산시, 경상북도 청도군, 경상남도 밀양시 등과 같은 대추명산지가 있다.
▲찾아가는 길 : 청원-상주간고속도로 보은나들목→국도 37호선→속리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