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현재 생후 약 9개월 된 영아가 생명을 위협하는 희귀 유전질환(CPS1 결핍증)을 유전자 편집 기술로 치료받아 회복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당 치료는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CRISPR Therapeutics가 주도한 맞춤형 CRISPR-Cas9 기술을 기반으로 했으며, 이 기술은 향후 당뇨병을 비롯한 다양한 만성질환 치료에 혁신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초의 ‘맞춤형 CRISPR 치료’
문제의 질환인 CPS1 결핍증은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독성 물질인 암모니아를 제거하지 못하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대부분의 환아가 1세 이전 사망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이번 치료에서는 환아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뒤, 단 한 명만을 위해 설계된 CRISPR 기반 유전자 치료제를 6개월여 만에 개발하여 정맥에 투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치료는 ‘정확한 유전자 조정’을 통해 체내 결함을 직접 수정한 것으로, 기존의 유전자 대체 치료와는 차별화된다. 치료 후 환아의 암모니아 수치가 안정화되었고, 생화학적 반응도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당뇨병 치료로의 확장 가능성
CRISPR 기술은 이미 겸상적혈구병(Sickle Cell Disease), 베타 지중해빈혈(Beta Thalassemia) 등에 적용되었으며, FDA가 최초로 승인한 CRISPR 기반 치료제인 ‘카스게비(CASGEVY)’가 대표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는 당뇨병, 특히 유전적 요인이 큰 제1형 당뇨병에도 유전자 편집 기반 치료가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췌장 베타세포 유전자의 조절이 CRISPR 기술로 가능해질 경우, 완치 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문가 평가 및 전망
미국 유전의학협회는 “이번 사례는 의학계에 있어 DNA 수준에서의 개인 맞춤 치료가 현실화됐다는 의미”라며, 향후 다양한 유전 질환에 있어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다. 한편, CRISPR Therapeutics는 “장기적으로 당뇨, 암, 심혈관질환까지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기술 발전은 단지 희귀질환에 국한되지 않으며, 대중적인 만성질환인 당뇨병 분야에도 전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고가의 비용, 안전성, 윤리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번 성공은 유전자 치료의 시대가 시작됐음을 분명히 알리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