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기다림의 연속
정지태 글/그림
얼마전 점심 식사를 함께하던 지인 한 분이 식사 도중에 자기는 오늘 병원 예약이 있어서 먼저 자리를 떠야 한다면서 양해를 구한다.
70이 넘는 나이가 되면 반려 질병이 한 두가지는 있어 병원 예약이 있다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에 다들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그러세요? 다음 모임에도 꼭 참석해 주세요.’하는 정도의 인사를 하고 더 이상 상세히 묻지 않은 것이 이 모임의 예의이기도 한데, 새로 들어온 회원 한 분이 자기도 내일 병원 예약이 있다면서 어디가 문제이시냐고 묻는다.
그러자 ‘아 제가 아픈 게 아니고, 얘가 좀 이상해서….’라면서 의자 옆에 놓아두었던 커다란 봉투를 바라본다. 참석자들의 눈길이 모두 그리로 쏠린다?
‘날씨가 더운데 관리를 잘못해서인지 힘이 없고 시들시들해서 영양제도 주고, 물도 주고, 햇볕에도 내놓아봤는데 영 반응이 없어요. 그래서 이를 어쩌나 하고 얘를 판 회사에 연락을 했더니, 자기네는 지방에 있는 식물원이어서 오기 힘들 것 같으니, 서울에 있는 식물병원에 문의해보라고 해서 찾아봤더니 인터넷 예약이 가능하더라고요. ‘오늘 진찰받아보고, 심하게 아프면 입원도 해야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참석자 모두들 금시초문인 표정의 늙은이들. 내가 그 중 제일 어린 축에 속하니…
2편으로 계속됩니다. ^^


정지태
고려의대 명예교수, 사진작가, 화가
대한의학회 회장
고려의대 의과대학 학장
대한 소아천식및아레르기 학회 이사장
정지태 개인 사진전 [세상의 밖]